정은경 장관, 의료AI·디지털 헬스 기업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의료AI와 디지털 헬스 기업들을 직접 만나 현장의 애로사항을 청취했습니다. 6월 17일 서울 T타워에서 열린 ‘보건의료데이터 활용 수요자 정책간담회’에는 관련 분야 15개 기업의 관계자들이 참석했습니다. 이는 보건복지부가 디지털 헬스케어 생태계 조성을 위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에 나서고 있는 일환입니다.
인공지능 기술의 비약적 발전과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의료AI와 디지털 치료기기, 개인 건강관리 서비스 등의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산업의 핵심 연료는 바로 보건의료데이터입니다. 정부는 건강정보 고속도로(의료마이데이터) 구축, 국가 통합 바이오 빅데이터 사업 등을 통해 데이터 인프라를 확충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번 간담회는 데이터를 실제로 활용하는 최전선의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첫 소통의 자리였습니다. 정부는 앞서 5월부터 시민사회, 환자단체, 소비자단체, 노동계와도 차례로 간담회를 개최해 왔습니다. 데이터 제공자와 소비자, 그리고 이용자의 다양한 관점을 모두 수렴해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포석입니다.
데이터 활용의 장벽, 현장에서 제기된 구체적 애로사항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들은 보건의료데이터를 연구와 서비스 개발에 활용하는 과정에서 마주치는 여러 현실적인 어려움을 솔직하게 털어놓았습니다. 의료 마이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특수전문기관’으로 지정받아야 하는데, 이 지정 기준이 합리화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기준이 지나치게 까다로워 기업의 진입 장벽이 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또한, 데이터의 안전한 공유와 활용을 위한 인프라 부족도 큰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특히 클라우드 기반으로 데이터를 안전하게 공유하고 분석할 수 있는 체계가 미흡하다는 점이 지적됐습니다. 데이터가 각 기관에 고립되어 있어 연계 활용이 어렵고, 이는 혁신적인 연구와 서비스 개발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연구의 신속한 진행을 가로막는 IRB(기관생명윤리위원회)와 DRB(기관보건의료정보심의위원회)의 운영 절차도 합리화가 시급한 과제로 논의됐습니다. 윤리적 안전성을 담보하는 과정은 필수적이지만, 불필요하게 중복되거나 지연을 유발하는 요소는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
표준화와 규제 개선, 디지털 헬스 산업 성장의 열쇠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한 또 다른 핵심 과제는 데이터의 표준화입니다. 서로 다른 병원, 기관에서 생산되는 데이터의 형식과 구조가 제각각이면 이를 통합해 분석하는 데 엄청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됩니다. 보건의료데이터의 표준화는 데이터의 품질을 높이고, 활용 효율을 극대화하는 기초 작업입니다.
한편, 빠르게 진화하는 디지털 헬스 산업을 뒷받침할 규제 프레임워크의 개선 필요성도 논의되었습니다. 기존의 규제가 새로운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제때 수용하지 못하면 국내 기업들의 혁신 속도가 늦어질 수 있습니다. 안전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규제의 경직성을 완화하고, 실험과 도전을 장려하는 환경 조성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논의는 궁극적으로 국민 건강 증진과 의료 질 향상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데이터 활용의 편의성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데이터 주체인 환자의 권리 보호와 정보 안전성은 어떠한 경우에도 최우선으로 고려되어야 합니다. 정은경 장관도 간담회에서 보건의료데이터가 대표적인 민감정보임을 상기시키며 안전성 담보를 전제로 한 활용의 중요성을 언급했습니다.
정부의 제도 개선 움직임과 디지털 헬스케어법 제정
보건복지부는 이러한 현장의 목소리를 체계적으로 수렴해 제도 개선에 반영해 나가겠다는 방침입니다. 이번 간담회에서 제기된 다양한 의견은 보건의료데이터 관련 제도 개선 과제를 발굴하는 데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것입니다. 특히,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디지털 헬스케어법’ 제정 작업에 반영될 예정입니다.
‘디지털 헬스케어법’은 데이터 제공부터 활용까지의 전 과정을 포괄하는 기본법의 성격을 가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데이터의 안전한 공유와 활용 체계를 명확히 함으로써 기업들에게는 예측 가능한 환경을 제공하고, 국민에게는 신뢰할 수 있는 서비스의 기반을 마련하는 법적 토대가 될 것입니다. 보건복지부는 6월 22일 공청회를 통해 이 법안의 주요 정책 과제에 대한 본격적인 의견 수렴에 나설 계획입니다.
아울러, 정부는 의료계 등 다른 이해관계자들과의 후속 간담회를 지속할 예정입니다. 데이터 수요자인 기업의 입장만이 아니라, 데이터를 생산하는 의료기관과 의료인의 관점, 그리고 궁극적인 서비스 수혜자인 환자와 국민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균형 있게 반영하는 것이 성공적인 정책의 핵심입니다.
데이터 기반 혁신 생태계를 향한 협력의 시작
이번 정책간담회는 정부와 산업 현장이 보건의료데이터 활용의 미래를 함께 모색하는 협력의 첫 걸음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정은경 장관은 “현장에서 제기된 의견을 바탕으로 의료AI와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도록 데이터 활용 개선 방안을 적극 마련해 나가겠다”라고 약속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제도 보완을 넘어 산업 성장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지로 읽힙니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논의된 내용을 토대로 AI 기본의료 계획 수립 등 향후 정책 수립 과정에도 피드백할 방침입니다. 보건의료데이터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정책, 기술, 윤리가 조화를 이루는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안전하고 투명한 데이터 활용 체계 아래에서 국내 의료AI와 디지털 헬스 기업들의 혁신이 결실을 맺을 때, 국민 모두가 더 나은 건강과 의료 서비스를 누리는 날이 더 가까워질 것입니다.
데이터는 새로운 의료 혁명의 원동력입니다. 이 원동력을 어떻게 안전하게 채굴하고, 어떻게 지혜롭게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제도 정비는 이제 시작 단계에 있습니다. 이번 간담회가 그러한 긴 여정의 의미 있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